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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

[인생영화 추천] 이창동 감독 ‘박하사탕’ 후기 : 다시 돌아가면 좋을까?

by Now65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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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창동 감독, 설경구 주연 「박하 사탕」에 대해 얘기해 보려합니다.

한 인간이 어떻게 서서히 무너져 가는지를 시간의 역순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여러번 봤지만 볼수록 삶에 대한 허망함 내지는 부조리한 세상에 던져진 한 인간의 나약함을 더욱 짙게 느끼게 됩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하사탕


🎬 영화 개요: 《박하사탕》 (Peppermint Candy, 2000)

  • 감독: 이창동
  • 각본: 이창동
  • 출연: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박세범, 서정
  • 장르: 드라마, 사회 비극
  • 상영 시간: 130분
  • 제작국가: 대한민국
  • 개봉일: 2000년 1월 1일
  • 배급사: 싸이더스
  •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 요 

《박하사탕》은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로, ‘시간의 역순’이라는 독특한 서사를 통해 한 남자의 삶을 조명합니다. 영화는 1999년 봄, 한 남자가 기차 선로 위에 선채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말을 외치는 장면으로 시작해, 시간을 거슬러 1979년 그의 젊은 날로 돌아갑니다.

주인공 영호의 인생은 개인적인 실패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상처는 한국 현대사의 폭력, 억압, 침묵과 겹쳐져 있으며, 관객은 영호의 삶을 따라가며 동시에 우리 사회가 지나온 아픈 역사를 목격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한국 사회의 집단적 기억과 상처, 그리고 한 인간의 순수와 타락을 밀도 있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박하사탕』 줄거리 요약

영화 박하사탕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독특한 구성을 통해 주인공 ‘영호’의 삶을 되짚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1999년, 기찻길 위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 라고 외치며, 돌진하는 열차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시간은 점점 과거로 흐르며, 영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역순으로 보여줍니다.

현재의 영호는 모든 것을 잃고 결국 자살을 선택하지만, 시간이 거슬러 과거로 갈수록 그는 점차 따뜻하고 순수했던 청년으로 변해갑니다. 그러나 시간은 다시 원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군인의 신분으로 참가해 의도치 않게 당긴 방아쇠, 형사시절 냉혹하고 처참한 고문을 가하는 모습 그리고 고문 후 동료 형사들과 나누는 평화로운 대화, 아내의 불륜 현장을 급습해 벌이는 행동, 자신이 고문한 사람과 우연히 재회 후 던진 한마디 "아직도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니?", 사기치고 달아난 선배에 대한 증오심 등등등...

그리고 자신의 옛 애인이었던 순임의 남편이 그의 처소(비닐 하우스)에 찾아 왔을 때 권총을 손에 든채 "딱 한놈만 죽이고 가고 싶은데 그 딱 한놈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라고 말하는 주인공 영호.

그리고 시간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 계곡 옆에 비스듬히 누워 철길을 무심히 올려다 보는 영호의 모습으로 이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앞으로 닥칠 자신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하는 듯이...


영화를 보고...

주인공 영호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부르짖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다시 돌아간다는 말인 걸까요?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일까요?

그나저나 과연 순수했던 시절이란 것이 있기는 했던 걸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브래드 피트 주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 간다》와 알베르 카뮈의 책 《시지프스 신화》와 《반항하는 인간》이 떠올랐습니다.

삶에서 끝없이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과 그에 대한 아무 답도 주지 않은 세계. 그 부조리한 상황에서 영화와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삶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박하사탕》에서 주인공 영호의 삶은 그러했나요?  영화는 무너진 영호의 삶을 시대가 만든 비극적 산물로 그려냅니다.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영화 속 주인공 영호는 그저 시류에 휩쓸리고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에 굴복한 나약한 인간일 뿐이라고 얘기하면 지나친 말이 될까요?

우리는 영원히 시간을 되돌릴수 없는 존재입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아무리 부조리한 세상이라 할지라도 당당히 마주하고, 스스로 삶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며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진짜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이런 장난섞인 질문을 하곤 합니다. "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래?" 라고..

어떤 사람은 그렇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합니다. 왜 아니라고 할까요?  대답은 이렇습니다. " 그 지겹고 힘들었던 시간을 다시 또 보내라고? 나는 지금 현재의 내가 더 좋아"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참 고 : 

1. 에릭 호퍼 '길위의 철학자' 독후감

2. 알베르 카뮈 『페스트』 독후감 – 절망 속 희망을 건져낸 실존주의 소설

3.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4. 영화 '파이란' 리뷰 – 거칠지만 애잔한 삶의 아름다움

5. [영화] 아무도 모른다 해석|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말하는 책임과 존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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