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평가 기준 : 도덕적 윤리적 잣대 만으로 충분한가?
결론적으로 도덕과 윤리는 한 인간을 평가함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닌 듯 보입니다.
왜냐하면, 도덕과 윤리는 시대와 문화, 사회적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도덕의 기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도 하죠. - 어느 나라에서는 동성 결혼이 합법적이고 존중받는 사랑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여전히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도덕은 문화와 가치관이 집약된 시대의 산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지금 이 순간의 도덕 기준으로 누군가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자주 "저 사람은 착한 사람이다",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와 같은 흑백 논리로 한 사람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실제 인간은 하얀색도, 검은색도 아닌 복잡한 회색빛 스펙트럼을 가진 존재입니다.
즉, 인간은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복합적인 존재입니다.
▶ 사람은 절대 ‘하나의 얼굴’만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회사에서는 무례한 상사지만, 집에서는 자식에게 헌신하는 부모일 수 있습니다.
- 법을 어긴 전과자이지만, 이후에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일 수도 있죠.
이처럼 인간은 시간, 공간, 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면모를 드러내는 입체적인 존재입니다.
▶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프로이드는 인간의 내면을 ‘이드, 에고, 슈퍼에고’로 나누며, 우리 안에는 욕망과 도덕이 동시에 공존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인 충동과 윤리적 기준 사이에서 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 즉, 인간은 선과 악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선택'하는 존재이고, 이 선택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일생에 한 번 저지른 잘못만으로 그 사람을 '악한 존재'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하고 단편적인 더 나아가 냉혹한 평가일 수도 있습니다.
의도와 결과는 다를 수 있다 – 판단은 언제나 맥락 위에서
도덕적 판단은 종종 ‘행동의 결과’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행위는 언제나 의도와 상황의 맥락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 의도가 선했어도 결과는 나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정치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는 마음으로 급하게 재정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고 해봅시다.
하지만 준비 부족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면?
- 많은 사람들은 “무능하다”, “공익을 해쳤다”라고 비난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그의 의도는 분명 선했으며, 노력 자체는 진정성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 반대로, 결과가 좋다고 해서 의도도 옳은 것은 아니다
예: 어떤 기업인이 기부를 했다고 칩시다.
그 기부는 사회적으로 환영받지만, 사실은 탈세나 이미지 세탁 목적이었다면?
→ 결국 중요한 건 결과만이 아니라, 그 행위를 낳은 동기와 맥락입니다.
▶ 인간을 이해하려면, 표면 아래를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행동만 보고 쉽게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 행동이 나오기까지는
- 어떤 생각의 흐름이 있었는지,
- 어떤 정서적 배경이 있었는지,
- 어떤 환경적 압박이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 인간을 깊이 이해하려면 ‘결과 중심의 잣대’ 대신, ‘맥락에 기반한 시각’이 필요하겠죠.
도덕성만으로는 인간의 전체 가치를 측정할 수 없다
도덕은 인간을 평가하는 데 있어 당연히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인간의 모든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접근 방식입니다.
▶ 인간의 가치는 다차원적이다
- 어떤 사람은 사회적 능력은 부족해도 예술적 감수성이 뛰어납니다.
- 어떤 사람은 말은 서툴지만,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 누군가는 과거에 실수를 했지만, 그 누구보다 깊은 공감과 이해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 재능, 감정, 책임감, 회복력… 모두 인간 가치를 구성한다
한 사람을 온전히 평가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소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 성장 가능성: 과거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가
- 재능과 성취: 사회에 기여한 전문성과 창의성
- 공감 능력: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가
- 책임감: 공동체에 대한 태도와 책임 의식
- 회복 탄력성: 실패 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이 모든 요소를 무시하고, 단순히 “그 사람은 과거에 도덕적 실수가 있었으니 볼 필요도 없다”는 식의 평가를 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가능성과 인간미를 무시한 잘못된 잣대를 들이대는 셈입니다.
✔️ 도덕성은 인간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닙니다.
인간의 가치는 훨씬 더 넓고 깊기 때문입니다.
평가에는 관계와 맥락이 따라야 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평가할 때 간과하는 가장 큰 요소는 ‘그 사람이 나와 맺는 관계’와 ‘그 사람이 처한 맥락’입니다.
▶ 동일한 사람, 다른 인물로 보일 수 있다
- 나에겐 불친절한 사람이 어떤 이에게는 인생의 은인일 수 있습니다.
- 나와의 거래에선 실망을 안긴 인물이 다른 공동체에서는 헌신적인 리더일 수도 있습니다.
즉, 사람에 대한 평가는 관계의 렌즈를 통과해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 절대적 평가는 존재할 수 있을까?
사람을 평가하려면,
- 어떤 역할 속에서,
- 어떤 책임을 지고,
- 어떤 환경에 있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같은 행동이라도 “누구에게 했느냐”, “어떤 맥락이었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
한 학생이 선생님에게 대들었다고 해봅시다.
그걸 본 사람은 “무례하다”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그 학생이 반복적인 차별과 모욕에 시달려온 상황이라면?
→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무리
김훈은 '공무도하'에서 인간의 던적스러움에 대해서 얘기했고, 폴 존슨은 그의 책 '지식인의 두 얼굴'에서 지식인(엘리트)의 이중성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두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인간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복합체이며, 그 행위 역시 단지 결과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물론 도덕성은 중요한 기준이지만, 그것만으로 한 인간의 전체를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을 바라볼 때, 다층적 시선과 관계적 감각, 맥락적 이해를 바탕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더 깊이 있는 존중과 더 성숙한 판단이 가능해질 테니까요.
그렇다면 한 국가의 지도자나 엘리트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마찬가지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 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