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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영화 리뷰] 퓨리(Fury): 전쟁의 진흙탕 속에서 피어난 인간다움

Now65 2025. 6. 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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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나의 인생영화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브래드 피트 주연 《퓨리(Fury)》감상 리뷰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영화《퓨리》는 냉혹한 전쟁터에서 사람들은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또 어떻게 그 지옥을 견뎌내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시체와 부서진 탱크들로 아수라장이 된 어두운 전쟁터에 말을 타고 그 참혹한 장소를 돌아보는 독일군 장교를 무참하게 살해하는 워대디(브레드 피트)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작품 개요 

  •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 출연: 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라보프, 존 번탈, 마이클 페냐
  • 장르: 전쟁, 드라마, 액션
  • 러닝타임: 134분
  •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국내 개봉: 2014년 11월 20일

‘퓨리(Fury)’는 2차 세계대전 말기 유럽 전선을 배경으로, 한 대의 셔먼 탱크와 그 안에 탑승한 다섯 병사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특히 ‘워대디’라는 별명의 대장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의 강렬한 존재감은 전장을 누비는 탱크만큼이나 묵직하다.
군사 전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매우 인상 깊은 전쟁 영화다.


 줄거리 

1945년 독일 어느 곳.
전쟁은 끝나가지만, 전장의 참상은 여전히 극에 달한 시기.
‘퓨리(Fury)’라는 이름의 셔먼 탱크에는 전우이자 가족 같은 네명의 병사가 타고 있다.
그들은 오랜 전장을 함께한 형제 같은 존재지만, 어느 날 그들에게 뜻밖의 변화가 찾아온다.

총을 쏴 본 적도 없는 신병 노먼(로건 레먼)이 퓨리에 배속된 것이다. 이제 이 탱크에는 5명의 병사가 함께하게 된다.
노먼은 적을 마주하고도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전쟁이 어떤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초짜 군인'이다.
그런 노먼을 바라보는 워대디(브래드 피트)의 눈빛은 비록 냉혹하지만, 그 속엔 부하 병사를 이 참혹한 전쟁에서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담겨 있다.

임무 수행 중 생포한 독일군 병사를 죽이라는 워대디의 명령에 노먼은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지만 워대디는 결국 노먼의 손에 강제로 권총을 쥐어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놈은 널 죽이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넌 이 놈을 죽이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이고, 그러니 살고 싶으면 죽여라”라고...

독일군 병사를 사살한 후 워대디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손을 떨며 깊은 한숨을 쉰다. 이 한숨의 의미는 무엇일까?
워대디는 노먼에게 전장의 냉혹한 진실을 가르친다. 왜?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
처음에는 괴로워하던 노먼도 점차 전장의 방식에 적응해 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형제애, 동료애, 인간다움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탱크 한 대, 병사 다섯.
그들은 대전차 지뢰를 밟고 망가진 그들의 탱크 퓨리에 남아, '독일군의 진격을 저지하라'는 마지막 명령을 수행하기로 결심하지만,결국 노먼을 제외한 워대디를 포함한 4명의 병사는 모두 전사하고 만다.


 등장인물 

◈ 워대디 (브래드 피트)

겉으론 냉혹하고 무자비해 보이지만, 내면엔 부하들을 지키려는 아버지 같은 리더의 모습을 지닌 캐릭터이다.
그는 폭력과 인간성 사이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는 인물이다.
브래드 피트의 절제된 연기가 워대디의 이중성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 노먼 (로건 레먼)

우리와 가장 가까운 존재다.
처음엔 군인의 얼굴조차 갖추지 못한 채 전쟁에 던져졌지만, 전장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성장하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선다.
그의 여정은 곧 관객의 정서적 여정이다.

◈ 바이블, 쿠나스, 고르도

이들은 전장의 비극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낸다.
신앙, 분노, 유머로 상처를 덮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고통과 두려움은 똑같다.
특히 샤이아 라보프가 연기한 ‘바이블’은 종교적 신념과 인간적 현실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는다.


워대디(브래드 피트 분)가 고장 난 전차 ‘퓨리’에 남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워대디는 군인이기 전에 ‘아버지’였다

그의 별명은 “워대디(Wardaddy)”, 말 그대로 ‘전쟁터의 아버지’입니다.
부하들에게 때로는 고압적이면서도 친구이자 보호자 같은 존재였고, 신병 노먼에게는 삶과 죽음을 가르치는 가장 냉혹한 스승이었습니다.
그가 고장 난 전차를 포기하지 못한 것은, 단순히 명령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이끄는 '가족'과 다름없는 대원들의 무덤이 바로 그 탱크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퓨리는 단순한 전쟁 무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전쟁 속 유일한 집이자 가족의 무덤이었기에, 워대디는 그들을 남겨 두고 떠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 전우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지 않기 위해

워대디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전장을 살아낸 용사들입니다.
그들이 함께한 전투, 나눈 농담, 싸운 기억은 전차 ‘퓨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 모든 시간이 단순한 “임무의 일환”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쌓은 신뢰와 희생의 총합이었습니다.

탱크를 버리고 숨는 선택은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곧 전우들의 죽음을 부정하는 일이었고, 그들의 희생에 의미를 지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는 남기로 결심함으로써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맹세를 이행한 것은 아닐까요?


★ ‘전쟁’이라는 부조리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자존심’

영화 내내 워대디는 비인간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신병 노먼에게 적을 죽이도록 명령하고, 점점 전쟁에 적응하여 사람(적)을 죽이는 것에 익숙해 가는 노먼을 칭찬하는 워대디는  이미 수없이 많은 윤리적 경계를 넘나들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그는 한 줄기의 윤리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믿는 바를 끝까지 수행한다는 것” 누구도 지켜보지 않아도, 아무도 칭찬하지 않아도, 그는 마지막까지 스스로의 원칙을 지키는 ‘자존심’을 선택합니다.

고장 난 전차 안에서 살기를 포기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실제로는 가장 강력한 형태의 저항이자 선언이었습니다.
"전쟁이 나를 짐승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그의 마지막 발언은 바로 그 자존심을 상징합니다.


★ 노먼에게 물려주려 한 ‘신념의 유산’

워대디가 탱크에 남기로 한 결정은, 곧 신병 노먼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노먼은 이야기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시선을 가진 인물이자, 전장의 미친 질서에 끝까지 휘둘리던 순수한 존재입니다.
그런 그에게 워대디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르칩니다.

“이 전쟁이 아무리 끔찍해도, 우리는 사람으로 죽을 수 있다.”

 

그 선택은 노먼에게 강력한 인생의 가르침으로 남고, 결국 노먼은 살아남아 워대디의 선택을 계승한 자가 됩니다.


 정리하며 – 죽음을 각오한 그 선택은 삶의 의미를 위한 것

워대디가 ‘퓨리’에 남기로 한 결정은 패배를 받아들이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죽음을 감수하며 삶의 의미와 동료의 명예,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끝까지 지켜낸 것입니다.

그 선택으로 인해, ‘퓨리’는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라, 희생과 신념, 인간다움에 대한 서사로 승화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워대디의 잔류 결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부하 4명은 도대체 왜 그의 결정에  동조한 것인가?

‘퓨리’의 감정적 클라이맥스는 단연코, 워대디의 잔류 결정을 들은 나머지 부하 네 명이 하나둘씩 조용히 돌아와 함께 남기로 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충성심’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으며, 이들의 결정은 전우애, 책임감,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마지막 선택이었습니다.


★ 전우로서의 마지막 책임 – "우리는 끝까지 함께 간다"

부대원들은 전장을 함께 누벼온 전우이자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워대디는 그들에겐 상관이면서도, 생사를 함께 한 진정한 리더였죠.
비록 그가 내린 결정이 상식적으로는 죽음을 뜻하는 무모한 선택처럼 보였지만, 그들은 곧 깨닫습니다.

“워대디가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게 둘 수는 없다.”

 

그 선택이 얼마나 어이없든, 말도 안 되든, 가족을 홀로 두지 않겠다는 인간적인 충성심과 책임감이 그들을 돌아오게 만든 것입니다.


★ 전우애, 그것은 군복을 벗어도 남는 유일한 것

전쟁터에서는 ‘국가’도 ‘이념’도 그 의미가 희미해진다고 합니다. 
대의고 뭐고 필요 없고, 결국 병사들이 목숨 걸고 싸우는 이유는 옆에 있는 전우와 함께 살아남기 위한거 아닐까요?
퓨리 안의 병사들—바이블, 쿠나스, 고르도, 그리고 노먼—모두는 워대디와 갈등도 있었지만, 그와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함께 넘긴 사람들이었습니다.

워대디가 탱크에 남기로 한 순간, 그들은 더 이상 '전쟁'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싸우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 그들도 알고 있었다 – "도망쳐도 결국 이 전쟁은 우리 안에 남는다"

도망칠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이 살아남는다 해도 죄책감과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게 된 것입니다.

“전우가 죽고, 나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더 큰 지옥일 수 있다.”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진짜 지옥은 전쟁이 아니라, 의미 없이 살아남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도망보다는 존엄 있는 죽음을, 공허한 생존보다는 의미 있는 저항을 택한 것입니다.


★ 워대디의 리더십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었다 – 그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워대디는 냉혹했지만, 언제나 자신이 먼저 몸을 던지는 리더였습니다.
그는 부하들에게 절대 강요하지 않았고, 탱크에 남는다는 말 역시 자발적인 선택으로 남겨뒀습니다.
그런 리더의 마지막 결단은, 병사들에게 말이 아닌 존경과 연대감으로 각인됩니다.

바이블은 그 신앙심으로, 쿠나스는 분노로, 고르도는 유머 뒤의 따뜻함으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전장을 버텨왔지만, 마지막에는 한 가지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그가 간다면, 나도 간다.”
그것이 그들이 함께 탱크에 올라탄 이유입니다.


정리하며 –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맺어진 전장의 형제애

부하 병사들이 워대디와 함께 잔류를 선택한 것은 단지 죽음을 각오한 충동적인 결정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온 신뢰와 형제애, 그리고 인간적 가치에 대한 궁극적인 응답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그 탱크에 남을 수 있겠는가?”

 

그 물음이야말로 ‘퓨리’가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삶과 죽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통찰한 깊이 있는 작품임을 증명합니다.


인생영화 《퓨리》리뷰

부조리하기 그지없는 참혹한 전쟁터에서도 '인간들은 각자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반항하며 살아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산다는 군인들이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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